5.17등교거부와 관련된 문자가 결국 검찰의 손으로 넘어갔습니다.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거라고 하는군요.
제 아이도 문자를 받았습니다. 문자를 받고 제게 바로 보여주더군요. 신문에 난 사진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휴대폰까지 찍었습니다. 검색해 보아도 아마 없던 사진일겁니다.
문자를 보여주면서 이게 뭐죠?, 라고 묻더군요. 글쎄 아빠가 보기엔 정상적으로 온 건 아닌 것 같구나,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 이유는 뒤에 적도록 하겠습니다.
한심한 교육관계자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교육청의 논리입니다. 문자들은 조금씩 다르지만, ‘휴교시위’ 또는 ‘등교거부’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습니다.
‘휴교시위’라고 말할 때, ‘시위’는 ‘위력이나 기세를 떨쳐 보임’이란 사전적 의미가 있습니다. 무엇인가 문제가 있을 때 드러내는 방법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집회와 시위’는 같은 의미로 쓰입니다.
그런데 교육청에서 이렇게 대답했더군요.
“'5월 17일 휴교설' 문자메시지 확산… "근거없는 얘기"”
“이런 가운데 '5월 17일 휴교설'이 포털사이트와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교육당국은 "근거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7일은 정상적으로 수업을 하는 토요일이며 인터넷과 문자 메시지 등으로 떠돌고 있는 '5.17 휴교설'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 번 보죠.
‘근거 없는 얘기’라는 건, 무엇인가 근본이 필요한 것에 쓰는 말입니다. ‘사실이 아니다’라는 말도 사실 관계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학생들이 휴교시위나 등교거부를 하자는 데, 교육청이나 교육관계자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등교거부 문자는 이미 사실입니다. 벌어진 일이죠. 이것이 어디에서 시작 된 것인지에 대한 주최의 논란만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럴 경우, 교육 관계자는 그 주최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시위나 거부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이죠.
그런데도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것은 참 수준이하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말할 수는 있습니다.
“이번 등교거부나 휴교시위는 학생들이 주도하는 것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 정도의 국어 독해 능력이나 구사 능력도 없는 사람들이 교육청 관계자이고 교육부 담당자라는 게 참한심하네요.
등교거부 문자는 학생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퍼지고 있는 것인가?
등교거부 문자메시지는 정상적으로 학생들로부터 시작 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시작이 학생으로부터 시작 되었다고 하더라도 악용되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
이유1. 제 아이가 받은 문자를 보니 번호가 0000입니다. 기사에 보니 1004도 많더군요. 학생들이 무작위로 전달한다면 번호를 이렇게 바꾸어서 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가끔 친구에게 전달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전체적인 상황은 의도적인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유2. 아이가 문자를 받은 후 친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대부분 못 받았다고 하더군요. 보낸 친구도 없구요. 학생들의 전화번호를 무작위로 어디선가 구해서 보내고 있다는 것이죠. 그렇지 않다면 주고받는 것이 대부분 친구들이 되어야 하는 데, 제 아이의 경우 아직은 친구들에 의해 전달된 것은 아닌 것 같으네요.
학생들의 언로를 위해서는 의도적인 규제를 풀어야
등교거부 이야기는 이미 공론화 되어 학생들 사이에서도 어느 정도 그 과정이 알려져 있습니다. 만약 학생들 사이에서 공식적으로 이야기 되는 것이라면 아닌 것에 학생들이 움직인다면 순진한 학생들만 괜한 피해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학생들도 학교자율화나 광우병과 관련하여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상당히 분개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 의견들이 있다면 당연히 학생들에게도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지금 참여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언로가 촛불집회와 인터넷입니다. 그런데 정부에서는 인터넷의 자유를 막겠다는 생각을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유언비어를 철저히 가려 처벌하겠다는 것입니다. 오늘 청문회를 보니, 정부측 주장 외에는 다 유언비어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인터넷 언로를 막겠다는 것입니다. 그런 작태를 멈춰야 합니다. 이게 무슨 5공화국도 아니고 말이지요.
촛불집회의 아이들을 계도하기 위해 장학사와 교사들이 참석했다고 합니다. 교사들을 통해 참석하지 말 것을 종용하기로 했다고도 합니다.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교복 입고 참석한 아이들에게 상당한 심리적인 압박이 될 것은 분명합니다. 이런 행태도 당장 멈추어야 합니다.
더 중요한 것
우리 아이들에게 오는 ‘등교거부’라는 문자메시지가 아이들이 하는 것이냐 아니냐의 문제 보다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그냥 유언비어가 아닌 정말 아이들이 염려하고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문제들이 해결되거나 현저히 줄어드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어야 합니다.
학교자율화를 통해 아이들이 겪어야 하는 어려움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수준별 수업, 학생들이 거의 반대합니다. 당장 중간고사가 끝나고 어느 반에 들어갈지에 대한 조바심이나 걱정이 아이들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광우병 소, 얼마나 과장 되었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정부가 국민의 건강권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있다는 것을 계속해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게 대통령의 체면이라면 참 걱정입니다. 쇠고기 문제가 FTA에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라고 정부가 계속 주장하니 남은 것은 정상회담의 대가라는 것이 거의 맞는 거 아닌가요. 그렇지 않다면 이 정도면 재협상에 나서야 하는 것이거든요.
어른들이 남겨 둔 문제들에 아이들이 나서야 하는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 참 안타깝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