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5월에 참여정부에서 1년여 동안 심혈을 기울여 내 놓은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입니다. 대한민국 정부부처의 대부분이 참여해서 만들어 놓은 인권에 대한 기본계획입니다. 앞으로 5년 동안 인권정책을 어떻게 해 갈지에 대한 정책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제목에 ‘2007-2011’이 붙어 있습니다.


이 기본계획에서 집회에 관한 것만 뽑아 보았습니다.


VI. 집회의 자유


1.국내적 기준

헌법 제21조 1항 :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 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헌법 제21조 2항 :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2. 국제적 기준

세계인권선언 제19조, 제20조

-의견과 표현의 자유

-정보와 사상을 추구하고 접수하며 전달할 자유

-평화적 집회와 결사의 자유

자유권 규약 제19조, 제21조

-의견과 표현의 자유

-정보와 사상을 추구하고 접수하며 전달할 자유

-평화적 집회의 권리


3. 현황

‘집회와시위에관한법률’의 불합리한 규제, 경찰당국의 자의적 법집행, 행정편의적 관행 등으로 민주적 공동체가 기능하기 위하여 불가결한 기본적인 집회․시위의 자유가 과도하게 제한받고 있다는 주장과

왜곡된 집회․시위문화로 인한 일반 국민의 피해가 심각하여 집회․시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대립


4. 쟁점

집회․시위의 자유와 공공의 안녕질서와 조화


5. 추진과제 및 이행방안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의 합리적 운용

-준법집회는 최대한 보장하고 제도적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하여 지속적인 노력

-집회․시위 관리 과정에서 집회․시위자문위원회의 자문을 활성화시켜 경찰조치의 공정성을 높이고 이익충돌 시 집회․시위의 자유와 공공의 안녕질서를 합리적으로 형량하여 집회․시위를 관리



인권기본계획의 집회에 관한 부분을 보면 이번 경찰의 불법집회 발표에 대해 정확히 지적하고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3. 현황’에 나오는 부분을 보면

“‘집회와시위에관한법률’의 불합리한 규제, 경찰당국의 자의적 법집행, 행정편의적 관행 등으로 민주적 공동체가 기능하기 위하여 불가결한 기본적인 집회․시위의 자유가 과도하게 제한받고 있다는 주장”

딱 여기에 해당하는 군요.


‘4. 쟁점’항을 보면 두 가지가 충돌합니다.

집회․시위의 자유와 공공의 안녕질서입니다. 이 두 가지를 잘 조화시키는 것이 쟁점입니다. 이것만 해결되면 집회를 막을 일이 없다는 것이죠.

5월 2일, 3일의 촛불집회가 공공의 안녕질서를 해쳤나요? 아닙니다. 도로는 가능한 점거하지 않았고, 행진도 없었습니다. 폭력이 있었던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과격한 선동도 없었구요. 가족들 단위나 학생들이 많이 참여했고, 촛불을 들고 염원을 했습니다. 그런데 몇몇 사람이 앞에서 연설을 하고 구호를 외쳤다는 이유만으로 촛불문화제가 아니고 불법집회라고 합니다. 이번 촛불집회는 공공의 안녕질서에 전혀 해를 끼치지 않았습니다. 집회․시위의 자유와 공공의 안녕질서가 잘 조화된 정부가 원하던 집회가 바로 이번 집회입니다.


‘5. 추진과제 및 이행방안’을 보면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잘 정리해 놓고 있습니다.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의 합리적 운용입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준법집회는 최대한 보장하고 제도적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하여 지속적인 노력을 한다는 것입니다. 더 세부적으로 어떻게 노력할지도 친절히 정리해 놓았습니다. ‘집회․시위 관리 과정에서 집회․시위자문위원회의 자문을 활성화시켜 경찰조치의 공정성을 높이고 이익충돌 시 집회․시위의 자유와 공공의 안녕질서를 합리적으로 형량하여 집회․시위를 관리’하는 것입니다.

이번 같은 평화 촛불문화제의 경우 좀더 합리적으로 가능하면 허용하는 방법으로 연구하고 미비한 법령이 있으면 개정하는 것이 옳습니다. 이번 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하기 전에 자문위원들의 의견을 한 번이라도 물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그런 과정이라도 거쳤으니 누구와 어떤 논의를 거쳤는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위의 인권기본계획은 정부 스스로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기 위한 기본규칙입니다. ‘심화’학습이 아닌, ‘기본’계획입니다. 이 정도는 꼭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1. 국내적 기준’을 보면 헌법에 명확히 기준이 되어 있습니다.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 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2항에는 이렇게 되어 있군요.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여기에서 하나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폭력적이고 국가의 안녕을 해치는 것이 아니라면 집회에 대한 자유를 ‘허가’라는 항목으로 묶어 놓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럼 집시법이 위헌이네요. 참 한심합니다. 우리는 허가 없이도 우리의 의견을 모여서 드러낼 권리가 있습니다.


5월 6일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엽니다. 정부는 이미 우리의 집회를 인권의 개념에서 돕기로 1년 전에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안할 이유도 못할 이유도 없습니다.

단지 하나 걸리는 게 있기는 합니다.

정권이 바뀌었네요. 좋은 정책일수록 전 정권의 것은 다 바꿔버린다는 잠시 잊어버렸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권이 바뀐다고 인권이 달라지는 건 아닙니다. 인권을 탄압하는 정부는 민주정부가 아닙니다. 우리는 민주정부에서 자유로운 집회를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5월 6일 한바탕 신나게 놀아봅시다. 8시라죠?

Posted by 우리예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