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989년 노동자 탄압과 관련해서 노동청문회를 주도했던 사람이 국회의원 노무현이었다. 재벌기업회장들의 청문회 출석이 로비로 인해 좌절되자 국회의원 노무현은 사직서를 써 놓고 보름 정도 잠적했다.

이때 한 언론인이 노무현을 찾아 이야기를 나눴다.

“정치하기 힘드시죠?”

“무슨 말씀입니까. 저는 제대로 정치하기 위해 지금 싸우고 있는 겁니다. 정치는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수단입니다.”


#2. 

노무현 대통령시절 홍수가 나자, 한 지인이 대통령에게 건의했다.

“이럴 때 기상청에도 한 번 나가보시고 홍수난 곳도 가보시면 어떻겠습니까?”

“안 갑니다. 내가 거기 가면 나 때문에 일을 못 해요. 지금 대책 세우고 혼신을 다해야 할 때인데 내가 가서 방해만 됩니다.”


#3.

노무현 대통령의 비문이 결정 되었다. “대통령 노무현” 여섯 글자다.

그 아래 대통령이 추구했던 민주주의에 관한 요약된 글이 적히게 된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민주주의 -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 이것이 인간 노무현이 마지막까지 이루려했던 꿈이고 놓지 않고 써 나갔던 화두였다. 우연이라기보다는 노무현을 그 만큼 잘 아는 사람들이었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대통령 서거 이후 그 민주주의의 첫 발을 직접 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카페에다 이런 카피를 걸었다. <시민참여로 이루는 노무현의 꿈>. 그리고 ‘참여’와 ‘꿈’을 강조하기 위해 약자를 <참꿈>으로 삼았다. 그리고 참여의 첫 발을 걷는 것으로 시작한 것이다. 지난 기사에 이미 소개한 대로.


당신이 사랑한 국토를 걸어 49재에 정토원에 닿겠다던 그 걸음이 이제 열흘을 남녀두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가 이미 40일이 지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노무현, 당신을 잊지 않겠습니다. 사랑합니다.”
                       그 분의 서거 이후 가장 많은 분들의 고백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분을 기억하며 꿈을 새기며 봉하까지 갑니다.


                                                                                때로는 먼지 날리는 비포장 길을...


                                                         때로는 작은 국도변을 따라 남쪽으로 남쪽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노무현의 죽음 후 40일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는 다시 회오리 속으로 접어들고 있다. 남북 관계는 더욱 악화되고 있고, 비정규직, 최저임금, 쌍용자동차에서 보듯이 노동자는 서럽게 거리로 매몰리고 있다. 미디어법을 필두로 언론장악 음모는 거세게 진행되고 있고, 기어코 강을 파 뒤집겠다는 의지는 4대강 속도전으로 현실화 되어가고 있다.


노무현, 당신이 남긴 많은 가치들은 그렇게 이 땅에서 하나씩 말라가고 있다. 이렇게 끝간데 모를 어둠의 터널을 끊고 사람 사는 세상의 가치를 만들어 갈 방법은 이제 하나 밖에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행동하는 양심”, 노무현 전 대통령의 “깨어 있는 시민”이 유일한 해답이 될 것이다. 그래서 걷는 이들이 더 고맙고 감사하다.

 

                   우리 역사의 오욕과 시민 민주주의의 영광을 고스란히 간직한 5.18 광주 민주화 묘역에 들러 참배를 했습니다.  


그렇게 20여일 길을 걸어 오늘은 구미에 있다. 그동안 너무 더워 있는 대로 물을 들이켜야 했던 날, 추적추적 비오는 거리를 외로이 걸어야 했던 날, 주위의 환영에 힘이 났던 날, 손가락질에 마음 아팠던 날... 날들을 지났다.


하지만 지나는 날들보다 더 남는 것은 마음이다. 참꿈의 걷는 길을 보며 마음으로 지지하며 미안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말없이 합류하여 무더위 길을 묵묵히 걷는 이들을 볼 때마다 참꿈 순례단은 또 한 없이 작아진다. 저들이 진짜 시민이라는 생각에 울컥해진다.


참꿈 게시판의 어떤 이의 글이다.


삶에는 목표가 있고

목표를 이루는 방법은 각자 다르다.

 

차를 타고 횡하니 가기도 하고

자신의 그림자를 밟으며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기도 한다.

목적지를 가는 방법은 저마다 다르다.

 

오늘 내가 본 참꾼들은

바보 노무현을 닮은 듯하다.

그들은 이 땅의 아픔을 직접 느끼려는 것 같기도 하고

곳곳을 돌며 아픔을 어루만지려는 것 같기도 하다.

 

참꾼들은

세상의 소리를 듣고 싶고

그래서 당신의 꿈은 끝나지 않았다고

전해주싶은 듯......

 

오늘도 

참꾼들은 거짓 없는 땀으로 소처럼 뚜벅뚜벅 그림자를 밟고 있었다.

    

(같이 걷지 못해 아쉬워하는 집사람과 + 조금은 같이 걷고 싶었던 사람)



참꿈 순례단이 광주 운암 시장을 거의 지나칠 무렵 또 한 순례단을 만나 단체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분들은 목포에서 3일째 걷고계신데요... 앞으로 주욱~ 서울까지, 청와대로 가서 가출청소년 대책을 세워달라는 면담을 요청한다는 군요. 저 분들도 파이팅!


대 구 경북의 중심, 산업화의 상징인 구미를 지났습니다. 이곳에서도 새로운 가치의 바람이 일어나길 소원하는 마음으로 말이지요.


 

이제 열흘 남았다. 참꿈인들이 시작한 시민참여, 그리고 함께 만들어 가는 민주주의. 걷는 것이 무슨 민주주의인가, 질문하는 사람들도 있을 게다. 꿈을 가지고 먼저 첫 발을 그리고 시민들이 함께 하는 그 발걸음이 민주주의 시작이라 말하고 싶다.


걸어서 봉하까지~ 그대들의 발걸음이여 민주주의로 깨어나라, 덕담하고 싶다.



이제 남은 열흘, 뚜벅 뚜벅 걷는 그들에게 작은 희망의 메시지를 드려주는 것도 참여의 한 방법이 아닐까...
참꿈 카페 : http://cafe.daum.net/charmgg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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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우리예리
딸 자랑 하나 하려구요.

제 큰 아이가 예리입니다. 공부보다는 딴 짓에 훨씬 큰 관심을 가진 거 잘 알고 계실거구요. 일제고사는 아직 한 번도 본적이 없고, 학교 가는 거보다 아빠와 놀러 다니는 걸 더 좋아하는 아이입니다. 우리 대통령 영결식 때도 그 학교에선 유일하게 체험학습으로 영결식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작년, 그러니까 중1때부터 공덕동에 있는 청소년 도서관에서 프로젝트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1회성 단발 프로젝트로 책을 읽고 그 내용에 대해 토론하고 동영상 UCC를 만드는 것이었죠. 몇 달을 하고나니 아쉬웠나봅니다. 도서관장님의 제의가 있어서 아예 동아리를 꾸렸습니다. 나서는 걸 좋아하니 예리가 동아리 대표를 맡았나봅니다.


                                                                (동아리활동사진1  UCC를 제작하는 아이들)


올 1월부터는 동아리에서 ‘꿈’이라는 주제로 활동을 하더라구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직업을 고르고, 그에 맞는 책을 읽은 후 저자를 찾아 인터뷰 하고 작품 활동을 하거나, 직접 직업관련 현장을 체험하고 느껴 보기도 하는 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도서관 동아리다보니 책을 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이고, 그 내용을 따라 다양한 활동과 경험을 하는 거죠.

 

                                                 (동아리활동사진2  책을 읽은 후 저자와의 만남)


                                                                     (동아리활동사진3  책을 읽은 후 게시판 작업)


                                                           (동아리활동사진4  직업현장을 체험하기 위한 준비작업)


5월부터는 방송계에 관심 있는 아이들의 의견에 따라, 연극과 연출 등에 대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습니다. 책도 읽고 직접 시나리오도 만들어 보고 극단과 협력하여 연극관련 모든 것을 체험해보고, 마지막에는 연극을 직접 무대에 올려보는 것까지가 올 10월까지의 목표로 잡았습니다.


희소식이 하나 들렸습니다. 아름다운 가게에서 청소년 동아리를 지원한다는 소식이었어요. 그렇지 않아도 도서관장님 주머니를 털어 어렵게 진행하고 있었는데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겠죠. 부랴부랴 사업개요를 작성하여 프로젝트 신청을 했습니다. 동아리 이름은 <다시 날다>, 프로젝트 이름은 <청소년 길 찾기, 공연 문화계에 길을 묻다>로 말이죠. 1차 서류 접수는 21개 팀이 참여하여 11개 팀이 선정되었습니다. 다행히 <다시 날다>도 포함이 되었네요.


2차 심사는 지난 토요일인 6월 13일,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동아리 대표인 예리가 해야 했는데, 사실 큰 기대보다는 좋은 경험이다 싶어 참여를 결정했습니다. 제가 세미나 관계로 집을 비운 터라 금요일 밤에서야 파워포인트 작업을 할 수 있었죠. 예리와 함께 토요일 새벽 3시까지 꼼꼼히 상의하며 함께 만들었습니다. 새벽이 되니 요놈이 꾸벅꾸벅 졸기 시작해서 결국 마지막 음악 넣는 것은 제가 해 버렸습니다. 마지막 부분은 아빠의 작품이 되어서 약간의 반칙이려나요.


                                                           (발표한 PPT 자료 첫 화면입니다)

토요일 영등포의 하자센터, 모두 11개 팀 중 네 번째로 정해졌고 시작이 되었습니다. 11개 팀 중 초등학교 6학년 동아리 하나와 예리 동아리 외에는 모두 고등학교 팀이더라구요. 프레젠테이션을 보면서 우리 청소년들의 재기발랄한 상상력과 무한한 끼가 느껴졌습니다. 학원에서 밤늦게까지 공부에 지쳐 살아가는 아이들에게서 볼 수 없는 싱싱함이 얼마나 좋던지요. 제가 심사위원이라면 한 팀도 떨어뜨릴 수 없어 고민이 많았을 거에요. 이런 청소년들이 이 사회의 한 축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프레젠테이션 후 심사위원의 질문에 답하는 예리네요)


아빠가 보기에는 모자랐지만 잘 했습니다. 프레젠테이션 후에 이어지는 질의응답에도 깔끔하게 잘 대답했구요. 발표를 하는 예리를 보면서 내 아이가 늘 저렇게 맑게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 수 있는 사회에 대한 욕망을 많이 느꼈습니다. 그런 사회를 정말 만들고 싶구요.


오늘 발표가 났습니다. 최종 여섯 팀에 선정이 되었네요. 많은 돈은 아니지만, 아이들 스스로 지원하고 준비하고 발표해서 얻은 소중한 결과라는 것이 참 좋습니다. 150만원, 아이들에게는 너무 소중한 지원금을 받게 되었습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들어갈 전체 예산의 1/2입니다. 나머지는 또 어떻게 만들어지겠지요. 중학생 동아리지만 대학로 극단 섭외가 이미 끝났고, 마지막에는 연출에서 광고까지 자신들의 힘으로 만든 작품을 올려 볼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포의 도서관 연합 행사인 북콘서트에서 공연하게 될 거 같아요. 초대할게요. 아무도 안 오시겠지만.


우리 아이들이 꿈을 꿀 수 있는 세상, 그 꿈을 키워 갈 수 있는 세상, 그 꿈을 필칠 수 있는 세상, 이런 세상이 빨리 오면 좋겠습니다. 그런 세상이 사람 사는 세상이겠지요. 우리 대통령이 꿈꾸던 세상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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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우리예리